처음 원룸으로 이사했을 때 저는 가장 먼저 큰 수납장을 샀습니다. 짐이 많았기 때문에 수납공간만 넉넉하면 방도 자연스럽게 깔끔해질 거라고 믿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원룸 수납 추천'을 검색해 가장 많이 보이던 제품을 주문했고, 설치만 하면 고민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생활을 시작하고 몇 달이 지나자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수납장은 커졌는데 방은 더 답답해 보였고, 물건은 오히려 더 늘어났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수납공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큰 수납장이 있으면 정리가 쉬울 줄 알았습니다
이사 직후에는 필요한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을 구분하지 않은 채 모두 수납장 안으로 넣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으니 방은 정리된 것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물건을 찾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주말마다 청소를 하면서도 필요한 물건이 어디 있는지 몰라 서랍을 몇 번씩 열어보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결국 정리한 것이 아니라 물건을 숨겨둔 것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6개월 뒤 수납장을 모두 비워보니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원룸에서 생활한 지 약 6개월이 되었을 무렵, 마음먹고 수납장 안에 있던 물건을 모두 바닥에 꺼내봤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물건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은품으로 받은 컵, 언젠가 읽겠다고 보관한 책, 계절이 지난 소품, 충전기, 오래된 박스까지 대부분은 몇 달 동안 손도 대지 않았던 것들이었습니다.
그 순간 '수납공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물건을 계속 가지고 있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버리지 못했던 이유를 하나씩 적어보니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 언젠가는 사용할 것 같아서
- 새것이라 버리기 아까워서
- 선물 받은 물건이라 미안해서
- 비싸게 샀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실제로는 최근 몇 달 동안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수납을 늘리는 대신 물건을 줄여보기로 했습니다
그날 이후 새로운 수납용품을 사는 대신 하루에 다섯 개씩만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버리는 시간보다 망설이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그래서 저만의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정리하기
- 같은 용도의 물건은 하나만 남기기
- 고장 난 물건은 언젠가 고친다는 생각 대신 처분하기
- 새로운 물건을 사면 기존 물건 하나는 비우기
기준이 생기자 정리가 훨씬 쉬워졌고, 무엇보다 물건을 살 때도 한 번 더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생활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청소 시간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청소기를 돌릴 때마다 의자를 옮기고 박스를 치우고 바닥에 놓인 물건을 정리하는 데만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하지만 물건을 줄인 뒤에는 바닥이 훨씬 넓어졌고 청소도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무엇보다 퇴근 후 집에 들어왔을 때 느껴지는 답답함이 많이 줄었습니다. 같은 원룸인데도 공간이 더 넓어진 것처럼 느껴졌고, 필요한 물건도 금방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물건을 사기 전에 항상 스스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합니다.
"이 물건을 둘 자리가 있을까?"가 아니라 "3개월 뒤에도 계속 사용할 물건일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충동구매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직접 살아보니 정답은 수납장이 아니라 비우는 습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방이 좁아서 불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살아보니 공간보다 더 큰 문제는 불필요한 물건을 계속 쌓아두는 습관이었습니다.
새로운 수납장을 사는 것보다 먼저 물건을 줄이는 것이 훨씬 효과가 컸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같은 공간에서도 훨씬 여유롭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도 방이 좁다고 느껴져 또 다른 수납장을 알아보고 계신다면, 새로운 수납용품을 사기 전에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부터 한 번 모두 꺼내보시길 권합니다.
저 역시 그 작은 변화 하나로 원룸 생활이 훨씬 편해졌고, 지금도 새로운 물건을 사기 전에는 '정말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하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