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온 첫날, 저는 통신사 앱으로 인터넷 설치를 신청했습니다. 예약 화면에는 "3일 이내 설치 완료"라고 안내되어 있었고, 저는 별 의심 없이 그 말을 믿었습니다. 재택근무가 많은 직업이라 인터넷 없이는 일도 못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 3일이 실제로는 일주일 넘게 걸릴 줄은 그때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1일차 – 예약 문자만 오고 아무도 오지 않은 날
오전 9시부터 12시 사이 방문이라는 문자를 받고 하루 종일 집에서 기다렸습니다. 오후 1시가 넘도록 아무 연락이 없어서 고객센터에 전화했더니, "기사님이 오늘 배정된 건이 많아서 지연되고 있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결국 그날은 아무도 오지 않았고, 저는 휴대폰 테더링으로 노트북을 겨우 연결해 밀린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데이터가 순식간에 줄어드는 걸 보면서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3일차 – 두 번째 노쇼, 그리고 처음 느낀 화
이틀 뒤로 재예약을 잡았는데, 이번에도 방문 예정 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습니다. 참다못해 직접 전화를 걸었더니 "오늘 배정된 기사님이 갑자기 결원이 생겨서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처음으로 언성을 높였습니다. 평소에 잘 화내는 성격이 아닌데, 사흘째 테더링만으로 버티다 보니 인내심이 완전히 바닥나 있었습니다.
5일차 – 편의점과 카페를 전전하던 날들
회사 업무는 계속 밀려갔고, 결국 저는 노트북을 들고 근처 카페를 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카페 가서 오전 업무를 하고, 점심 먹고 다시 다른 카페로 옮겨서 오후 업무를 이어갔습니다. 카페 세 곳의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외울 정도가 됐을 때쯤, 저는 이게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상인지 절실히 느꼈습니다. 커피값만 그 며칠 동안 4만 원 넘게 썼습니다.
6일차 – 고객센터 대신 대리점을 찾아간 날
고객센터 전화로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서, 결국 근처 통신사 대리점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대리점 직원분이 본사 설치팀에 직접 연락을 넣어주셨고, 그제야 다음 날 오전으로 설치 일정이 확정됐습니다. 전화로 아무리 항의해도 안 되던 일이, 직접 찾아가서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하니 반나절 만에 해결됐습니다. 이때 배운 게, 콜센터보다 대리점이 훨씬 빠를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7일차 – 드디어 연결된 와이파이
다음 날 오전, 기사님이 방문해서 30분 만에 설치를 끝냈습니다. 공유기에 불이 들어오고 노트북이 와이파이에 연결되는 순간, 별거 아닌 일에 저도 모르게 "됐다"라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일주일 동안 테더링과 카페를 오가며 느꼈던 피로가 그 순간 한꺼번에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일을 겪고 나서 바뀐 습관
지금은 이사할 때 인터넷 설치를 이사일보다 최소 일주일은 먼저 신청합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앱 예약이 아니라 대리점에 직접 전화해서 설치 일정을 확인합니다. 재택 업무가 걸려 있는 분이라면 특히, 이사 날짜와 인터넷 설치일을 절대 같은 날로 잡지 마시길 권합니다. 저는 그 며칠 동안의 불편함으로 이 교훈을 몸으로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