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마다 신발장이 냄새났던 이유를 3개월 만에 알게 됐습니다
혼자 살기 시작한 첫해 여름이었습니다.
장마가 시작되자 현관문을 열 때마다 묘하게 퀴퀴한 냄새가 올라왔습니다. 처음에는 배수구 냄새인 줄 알았습니다. 락스로 청소도 해보고 방향제도 놓아봤지만 며칠 지나면 다시 같은 냄새가 났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올 때마다 기분이 찜찜했습니다. 집은 깨끗하게 청소했는데도 첫인상이 늘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두세 달을 원인도 모른 채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비 오는 날, 젖은 운동화를 신발장에 그대로 넣으려다가 문득 신발장 안을 자세히 살펴보게 됐습니다. 그 순간 원인을 찾았습니다.
신발장이 아니라 제가 문제였습니다.
신발장을 정리한다고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 신발을 꽤 아끼는 편이라 계절이 바뀌어도 잘 버리지 못했습니다.
운동화, 슬리퍼, 구두, 오래된 캔버스화까지 모두 신발장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젖은 신발도 그대로 넣는 습관이었습니다.
비 오는 날 신었던 운동화를 현관에서 대충 털고 바로 신발장 안으로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별일 없는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발장 안 습기가 빠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더 놀라웠던 건 자주 신지 않는 신발 바닥에 하얀 곰팡이 자국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전혀 보지 못했던 부분이라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날부터 신발을 보관하는 방법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먼저 신발장을 전부 비웠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하나씩 꺼내면서 신지 않는 신발부터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1년 넘게 신지 않은 운동화.
발이 아파 한 번 신고 그대로 둔 구두.
바닥이 닳아 더 이상 신기 어려운 슬리퍼.
버리기 아까워 계속 보관했던 신발들이 절반 가까이 되었습니다.
정리를 마친 뒤에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 비 오는 날 신은 신발은 최소 하루 동안 밖에서 말리기
- 한 달에 한 번 신발장을 모두 열어 환기하기
- 계절이 지난 신발은 깨끗하게 닦은 뒤 따로 보관하기
- 1년 동안 한 번도 신지 않은 신발은 다시 고민하기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니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한 달 뒤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생겼습니다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냄새였습니다.
현관문을 열었을 때 맡았던 퀴퀴한 냄새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청소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예전에는 신발이 너무 많아 바닥 청소를 할 때마다 모두 꺼내야 했는데, 지금은 필요한 신발만 남겨두니 몇 분이면 끝났습니다.
무엇보다 아침에 신발을 고르는 시간이 짧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비슷한 운동화가 여러 켤레 있어도 늘 같은 것만 신었는데, 지금은 자주 신는 신발만 남겨두니 고민할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생각보다 생활의 작은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습니다.
3개월 동안 유지해보니 비우는 것이 가장 쉬운 관리였습니다
예전에는 냄새를 없애려고 방향제를 사고, 탈취제를 뿌리고, 제습제를 계속 교체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살아보니 그런 제품보다 효과가 컸던 건 신발 개수를 줄이고 제대로 말리는 습관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장마철에도 신발장에서 냄새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제습제를 덜 사용하게 되었고, 신발 관리도 훨씬 간단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살림은 새로운 물건을 사는 것으로 해결되는 경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의 습관을 바꾸는 것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입니다.
신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 좋은 탈취제를 찾기 전에 신발을 어떻게 보관하고 있었는지부터 돌아봤더니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해결됐습니다.
혹시 요즘 집에 들어올 때마다 현관에서 묘한 냄새가 느껴진다면 방향제부터 사기보다 신발장 안을 한 번 모두 비워보시길 권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단순히 장마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3개월 동안 생활하며 원인을 찾고 습관을 바꾼 뒤에는 같은 원룸에서도 훨씬 쾌적하게 지내고 있습니다.